양   치   국  楊  治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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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양  치  국
나   이
34세
직   업
공인중개사
186cm
혈  액  형
AB형
좋아하는 것
박 남 일
싫어하는 것
국민의 짐


   보기 좋게 그을린 피부와 치켜 올라간 눈매, 진한 쌍꺼풀의 조화가 인상적인 외모였다. 짙은 눈썹과 곧은 콧대, 이목구비는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 눈빛은 날카로워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입꼬리와 둥글고 도톰한 애교살이 부드럽고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크게 호선을 그리는 입매 역시 매력을 더했다.
   인중과 턱에는 정성을 들여 기른 수염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눈을 가리지 않도록 단정히 정리되어 있다. 외모를 꾸미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그 노력은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비록 전형적인 미남은 아닐지라도, 호감을 주는 인상을 가진다. 단단한 체격과 길고 균형 잡힌 손발은 그를 한마디로 "산듯하다"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어디서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호인이라는 평가를 자주 듣는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하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모습을 보인다. 의리가 깊고 강해, 어린 시절부터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여겨왔다. 불공정하거나 부당한 상황을 참지 못하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정의를 추구하려는 의지를 가졌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삶에 타인의 간섭이나 불필요한 조언이 들어오는 것을 불편하게 여길 때가 있다. 높은 기준과 완벽주의적인 면모 때문에 가끔 까다롭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일 뿐. 말하자면 독립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사람이다.
    평소에는 밝고 온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지만, 내면적으로는 깊은 감수성을 지니고 있어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때로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재충전해야만 한다. 하지만 다른 때에는 감정에 무신경해 보이거나 차가운 태도를 보일 때도 있는데, 단순히 감정적인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과 논리를 조화롭게 다루려는 모습이 반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다. 새로운 환경이나 도전이 닥쳐와도 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편이다.
   학창시절 내내 친구도 많았고, 자연스럽게 잘 노는 덕분에 공부도 어려움 없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학업에 큰 스트레스를 느낀 적도 없었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학창시절을 무리 없이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점차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학생으로서 자유는 억압당하고, 불필요한 체벌과 엄격한 교칙이 불합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교사가 행하는 학생간의 차별을 목겼했을 때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졌다.
   조금씩 쌓여가던 불만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폭발했다. 담임선생과의 작은 언쟁이 점점 커졌고, 결국 꼴통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선생님들과 자주 충돌했다. 항상 남들보다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나서야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이유가 없다고 느껴 자퇴를 결심했다.

   자퇴 후 학원에 다니며 입시를 준비하는 전형적인 길은 따르지 않았다. 대신 길거리를 배회하며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등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단순한 방황이 아니었다. 자유와 억압, 삶의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시각을 정립해 나갔다. 방황 끝에 그는 벼락치기로 검정고시와 학력고사를 준비해, 1년 늦게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여전한 특유의 다정다감한 성격과 포용력으로 인기를 얻었다. 선후배 막론하고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며 특히 술자리라면 빠지지 않고 출석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관심과 열정은 학생운동 동아리에 점차 집중되기 시작했다. 대학가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는 억압적인 사회와 제도에 맞서는 학생운동에 몰두하며, 과거 고민을 실천으로 풀어나가려 했다. 단순한 참여를 넘어, 자신이 겪었던 불합리함과 부조리에 대한 내적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었다.
   2학년이 되어 신입생을 맞이하던 치국은 남일이라는 후배를 알게 되었다. 처음 본 순간부터 남일은 치국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대화를 나누고 싶고, 오래 곁에 머물고 싶었다. 자꾸 쳐다보고 싶었고 계속 알고 지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치국은 남일을 유난히 챙기며 친해지려 노력했다. 

   남일은 치국이 만나본 사람들 중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남일의 곧은 눈빛은 치국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치국은 많은 시간을 남일과 함께했다. 남일을 선배들에게 소개하거나 자신의 자취방으로 초대해 시험기간을 함께 보내는가 하면, 거진 매일 밤 술을 마시자며 불러내거나 숙취로 힘들어하는 남일을 챙기기도 했다. 자연스레 치국은 남일의 주변을 맴도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결국 남일을 학생 운동에 끌어들였다.